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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 옛날 옛날 아주 가까운 옛날 시계가 밥 먹던 시절에 추워도 다 같이 춥고 고파도 다 같이 배고팠지 집에서 태어나 집에서 저 세상 가던 단출했던 그 시절에 일그러지고 찌그러진 색경을 보고 바리깡으로 상고머리 빡빡 밀던 날 쥐를 잡자, 저축의 달, 불조심, 방공방첩 가슴에 표어 달고 살았네 신문지로 모자 접고 비료 포대로 글로브 만들던 우리 남자가 미장원에 가면 큰일 나고 여자들이 겨털 깎지 않던 시절에 아무 데서나 엄마들이 저고리 올리고 아기들 젖 먹이던 그 풍경 [2절] 신문 오면 TV 방송 편성표 먼저 고우영 수호지 보려고 일간스포츠 사던 날들 밤마다 천정에서 쥐새끼들이 운동회 하고 두툼한 전화번호부 베고 잠들던 밤 외국인은 모두 미국인, 토요명화는 미국영화 외국 노래는 죄다 팝송이던 시절 급해도 뛰어가다 국기 하강식에 걸리면 그 자리에서 얼어붙던 우리 경인역전마라톤에 맨발의 아베베 외국 대통령 오면 단체로 태극기 흔들었네 수놈은 쫑(John), 암놈은 메리(Mary) 동네 덕구들조차 미국 이름이던 시절 [3절] 구두닦이, 상이군인, 연탄가스, 토큰, 회수권 장수만세, 주택복권, 말표, 왕자표, 범표 신발 커피는 맥스웰 하우스, 프림은 동서식품 감기엔 판피린, 소화제는 훼스탈 매 맞아 멍든 데는 안티프라민, 이명래 고약 송충이 잡기, 칙 뿌리 캐기 요괴인간, 우주소년 아톰 여로, 아씨, 법창야화, 오제도 검사, 전설의 고향 대연각호텔, 대왕코너, 시민회관 쥬시후레시, 스피아민트, 껌은 오~오~..롯데껌! [4절] 김일의 박치기, 당수왕 천규덕 시발택시, 크라운택시, 포니 한강 다리 전찻길엔 전차가 느리게 달리고 전차비 안내려 뛰어내리다 다리 부러진 삼촌 다마네기, 다꽝, 벤또, 빠게스 일본말이 너무 많아 같이 살던 시절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 없이는 못 마시던 시절에 시골 영감 차표 파는 아가씨와 실갱이 "이 세상에 에누리 없는 장사가 어딨어?" 오후반은 오전반 끝날 때까지 공기, 고무줄 하며 기다리고 소풍 전날 비 올까 봐 연신 하늘 살폈네 [5절] 아랫목 묻어둔 밥그릇 엎어지면 밥풀 떼어 먹고 낮잠 자고 일어나 아침인 줄 알고 가방 메고 다시 학교 가던 그 때 이소룡 정무문, 성룡 취권, 왕우 외팔이 명절 특집은 중국 무협 영화였네 운동장 돌며 맹호부대, 백마부대 군가 부르고 옥수수빵 배급받던 시절 씹던 껌을 벽에 붙여 놨다가 다시 씹고 덴찌 후라씨로 편 갈라 놀던 우리 어린 여자 아이들 고무줄하며 "나 죽으면 양지바른 곳에 묻어달라" 노래하던 때 [후렴] 딱지치기, 땅따먹기, 달고나 오징어 게임이 생활이던 그 시절 당구장에 갔다고 학생부에 끌려가 뒤지게 맞고 극장에 걸리면 처벌받던 그 때 안소영이 말을 타고 가슴 출렁이며 해변을 달리고 키스신 나오면 단체로 휘파람 불던 우리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 혼자 잠자던 기분 야릇했던 시절 인천의 성냥공장 아가씨는 아직도 몸 성히 성히 성히 잘 있느냐 옛날 옛날 아주 가까운 옛날 우리 모두 이제 막 피어나는 연두색이던 시절 아! 그립구나 그 시절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