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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gma" - 영웅 안중근, 그 이름 아래 남겨진 아들 안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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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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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3월26일 뤼순 감옥에서 안준근 의사의 사형이 집행되었습니다 “독립운동하면 삼대가 망한다”는 자조적인 말은 사라지기를 바라며 민족의 영웅 안중근 의사의 가족사를 애써 들춰보았습니다 하얼빈의 총성, 법정에서의 당당함, 동양평화론을 외치던 사상가로 기억되는 영웅 안중근 그러나 그 이름 뒤에 남겨진 가족, 특히 둘째 아들 안준생의 삶을 비난과 단죄의 시각에서 살짝 벗어나 혼란의 시대와 나라를 잃어버린 환경을 감당하는 모습을 미화가 아닌 담담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영웅이 남긴 그림자는 누구의 몫인가?"라는 질문을 끝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모든 분들이 존경받으며, 그 분들의 어두운 면까지 보듬을 수 있는 성숙한 사회를 기대해 봅니다 [Stigma] 광활한 만주, 북쪽 벌판으로 쫓겨 나라 없이, 아비 없이 태어나 영웅의 이름을 부정해 빼앗긴 조국을 외면해 시대의 조롱에 굴복해 살기 위해 이름을 버려, 민족을 버려, 역사를 버려 신념을 버려? 아니 그런 건 원래 없어 반역자, 변절자, 배반자로 살아, 친일파로 살아 기억에 없는 아비의 이름에 갇혀 살아 나 또한 아비로 살아 내가 버린 땅에 쓰러져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묻혀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썩어 시대의 패륜아로 쓰러져, 잊혀져, 사라져 아버지를 몰라, 본 적이 없어, 기억에 없어 사람들은 말해, 나에게 얘기해, 강요해 누구는 영웅, 저항가, 독립운동가 누구는 범죄자, 암살자, 테러리스트 나는 몰라, 뭔지 몰라, 왜인지 몰라 너는 알아, 뭔지 알아, 왜인지 알아 외로워, 서러워, 무서워 보고파, 배고파, 고달파 나에게 왜 이래, 모두 다 나한테 왜 그래 나에게 왜 이래, 모두 다 나한테 왜 그래 아버지~~~ 당신의 이름은 낙인이요 아버지~~~ 영웅의 아들은 형벌이요 손을 잡아주는 아비, 등을 내어주는 아비는 어데가고 당신의 이름만 남았소 나를 영웅의 아들이라 부르지 마시오 나는 그저 아비가 필요한 작은 아이일 뿐 호부에 견자 아비를 범죄자로 넘기고 오늘을 살아 욱일기 아래 고개를 숙이면 내일도 살아 이름 따위 밥이 되지 않지, 이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 이름을 지워, 아비를 지워, 개 같이 살아남아 당신은 민족을 위해 총을 들고 나는 아이를 위해 허리를 꺾고 당신은 조국을 위해 가족을 떠나 나는 가족을 위해 조국을 버려 아버지~~~ 당신의 이름은 낙인이요 아버지~~~ 영웅의 아들은 형벌이요 손을 잡아주는 아비, 등을 내어주는 아비는 어데가고 당신의 이름만 남았소 나를 영웅의 아들이라 부르지 마시오 나는 그저 아비가 되어 아이를 지켰을 뿐이오 해방된 조국에서 내가 버린 이름과 내가 버린 민족과 내가 버린 이념이 소리쳐 너는 친일파, 반역자, 변절자, 배반자라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이방인, 경계인 돌고 돌아 떠돌아 홀로 남아 폐병만 남아 풀 한 포기 반기지 않는 반도의 유랑자로 내가 버린 조국 한 켠에 묻혀, 사라져, 잊혀져, 버려져 나는 친일파, 아비를 외면한 패륜아 아비는 민족의 영웅, 나는 조국에 재앙 용서하지 마, 이해하지 마 용서하지 마, 이해하지 마 나의 아비는 대한제국 육군대장 나의 아비는 이등박문 저격, 제거 나의 아비는 민족의 영웅 안중근 나는 아비와 민족을 버린 안준생 나의 아비는 이등박문 저격, 제거 나의 아비는 민족의 영웅 안중근 나는 아비와 민족을 버린 안준생 아버지~~~ 당신의 이름은 낙인이요 아버지~~~ 영웅의 아들은 형벌이요 나는 그저 평범한 아비이고 싶었소 나는 친일파 안준생, 안준생이오 나는 패륜아 안준생, 안준생이오 영웅의 아들로 태어나 평생 그 이름을 피해 다닌 안중근의 아들 안준생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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